키 160cm에겐 너무 큰 900리터급 냉장고:LG DIOS 4도어 냉장고

 


나이가 좀 있는 사람들의 뇌리에는 백색가전=LG라는 뿌리깊은 공식이 박혀있다. 나 역시 신혼가전을 준비할 때 TV는 삼성을 사고 냉장고와 세탁기는 LG를 무조건 사야한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식기세척기와 시스템에어컨, 정수기까지 모조리 LG로 했을 정도로 백색가전=LG라는 공식은 선배주부로써 굉장히 믿을만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무리 믿을만한 공식이라고 해도 나의 소화능력이 어디까지인지를 꼭 명심해야한다는 점을 우린 참 쉽게 잊는다. 내가 혼수로 장만한 국내 최대용량의 900리터 DIOS 4도어 냉장고를 장만한 것처럼 말이다.



키 160cm에겐 너무 큰 900리터급 냉장고:LG DOIOS 4도어냉장고 1.내겐 너무 먼 당신

처음 혼수로 900리터급 냉장고를 샀을 땐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신혼이고 집이 좁아서 김치냉장고를 사기엔 아쉬우므로 김치를 보관할 수 있는 넉넉한 용량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냉장고의 좌우폭은 그대로라 원래 냉장고 자리에도 쏙 들어간다는 것도 매우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나의 키는 160cm. 내 나이대 평균키에 딱 부합하는 키이고 팔 길이 역시 아주 길지도 짧지도 않은 편이다. 하지만 나는 내 냉장고의 안쪽 벽을 서서 손으로 만져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스텝스툴을 딛고 올라가야 겨우 그 안쪽에 손가락 끝이 닿을 뿐이다. 

그래서 냉장고 청소를 하려고 마음먹기가 참 어려워진다. 그 뿐이 아니다. 반찬류를 만들어 보관하거나 가끔 식재료를 안에 보관했다가 손이 닿지 않고 그 앞에 다른 용기들이 쌓이기 시작하면 몇달이 지난 후에나 곤죽이 된 반찬통을 발견하고 두통에 휩싸이기 쉽상이다.

4도어라 양쪽 문이 시원하게 열리는 건 좋지만 문이 열려고 안쪽을 볼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은 식재료 정리와 보관을 여의치 않게 만든다. 그나마 냉동실은 무릎을 구부려 앉으면 다 손이 닿긴 하지만 또 4도어의 서랍식은 물건을 계속 쌓이게 만들고 정리를 어렵게 만든다.

친정집에 DIOS의 양문형 냉장고는 800리터급이지만 우리집 냉장고보다 훨씬 정리가 편한다. 냉동실은 칸칸히 정리하기 편하고 한 눈에 물건들이 눈에 들어오고 냉장실의 경우도 깊이가 적당해서 벽끝에 들어간 반찬통들을 파악하기 쉽다. 

2. 망한 냉장고 쇼핑에 인공호흡하는 방법

나처럼 900리터급 대용량 냉장고에 4도어라는 악수를 둔 사람이라면 지금쯤 냉장고 정리를 어떻게 할 줄 몰라서 엉망진창으로 된 냉장고를 보며 답답해 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정리스킬이 제대로 잡힌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말이다.(나는 슬프게도 그런 인간은 못 된다.)

만약 나같은 부류라면 우선 사야할 품목이 몇 개 있다. 첫번째로 추천하는 것은 냉장고 턴테이블이다. 냉장고에 부착해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인데 바닥의 판이 턴테이블처럼 회전해서 가장 안쪽에 둔 물건이라고 손쉽게 바깥쪽으로 회전시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물론 이 제품도 원래 공간에 비해서는 모든 공간을 활용하긴 어렵지만 나처럼 안쪽에 둔 제품들을 잊어버리거나 손이 닿지 않아서 사용하기 힘든 케이스에는 굉장히 유용한 편이다. 

나같은 경우는 두 개를 구비하게 반찬류와 소스류를 정리해두고 사용 중이다. 원형보다는 라운드진 사각형을 추천한다. 원형은 죽는 공간이 더 많아지는 기분이다. 그리고 그냥 빙글빙글 돌아가는 제품보단 전/후진 슬라이딩 기능이 있는 제품을 사면 더 편하다. 안쪽의 제품을 더 손 쉽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입출식 서랍이다. 나같은 경우는 계란의 경우 상단 아래에 설치되는 입출식 서랍을 따로 설치해서 사용중이다. 30개까지 보관이 가능해서 편하다. 쌓아서 쓸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중간에 죽은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편이 나아서 입출식 서랍을 활용중이다. 또한 치즈나 요구르트 등 아이들이 자주 찾는 품목을 냉장고 선반에 이런 서랍을 만들어 활용하면 찾아꺼내주기도 편한다. 900리터급 4도어 냉장고의 경우 선반은 넓고 끝까지는 손이 닿지 않아 생기는 죽은 공간을 이런 입출식서랍으로 보완하면 활용도가 더 커지므로 기억하자.


셋째는 투명 지퍼백이다. 특히나 냉동실 정리에는 투명 지퍼백이 제일 필요하다. 까만 비닐봉지는 요새 사용하지 않는 품목이라 예전같이 무엇이 담겨있는지 모를 일은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냉동실 서랍이나 냉장실 서랍에 물건이 쌓였을 때 그나마 투명 지퍼백에 식재료가 남겨있으면 재료의 상태나 내용물을 파악하는데 시간을 줄여준다. 나 같은 경우는 이케아에 방문할 때마다 투명 지퍼백을 종류별로 다 구매하는 편인데 사이즈별로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서 작은 식재료부터 지퍼락이 되어 있지 않는 대용량식재료(예를 들면 만두나 너겟, 떡갈비 또는 새우나 멸치 류)의 보관에 굉장히 유용하다. 

그외에는 정리 트레이 등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그건 또 약간 취향의 문제이기도 하고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사용하는 용기나 반찬그릇 사이즈 등에 따라 필요한 크기나 모양 등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잘 판단하고 고르는 것을 추천한다.
대한민국 여자 평균키와 평균 팔길이라면 900리터급 4도어 냉장고는 내겐 너무 큰 그대이다. 적당히 800리터급의 양문형냉장고를 추천하고 싶다. 나 역시 이 크면서 튼튼한 녀석이 수명을 다하고 나면 800리터급의 양문형냉장고로 갈아탈 예정이다. 

나름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서 이 망한 쇼핑을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10년째 노력중이지만 한번 망한 쇼핑을 심폐소생술을 10년째 하고 있는 것도 지치는 일이다. 처음부터 조금 생각해보고 샀으면 좋았겠지만 자취할 때는 500리터도 안되는 작은 냉장고로도 충분했고 친정집 냉장고는 나의 나와바리라고 생각자체를 안 해왔던 덕에 혼수장만이라는 수많은 미션 중 하나인 냉장고 선택에서 실기를 범해버렸다. 아마도 나같은 사람이 많을 것 같으니 혹시라도 독립 또는 결혼을 앞두고 냉장고를 사려는 누군가에게 이 글이 발견되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빌어본다.

그리고 이 포스팅에 소개된 제품들은 쿠팡파트너스의 일환으로 블로그 주인의 망한 쇼핑이 지속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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